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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오랜 갈증을 풀어준 샤오미의 '미5'

우리나라에 휴대폰이 나온지 근 20년 만에, 그리고 넘버플러스를 쓴 지 16년 만이다. 넘버플러스로 개인용과 기타 용도로 구분해서 번호를 두개 써왔던 터라 반가운 기기였다.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안드로이드 앱도 용도를 구분하고 싶었었다.

가장 많이 쓰는 카톡은 초기에는 넘버플러스 번호로 인증이 가능했다. 하지만 넘버플러스가 악용되는 사례가 많이지면서 번호 인증(카톡,뱅킹 등)이 불가해졌고 나처럼 단순히 용도를 구분해서 쓰는 사람도 불이익을 받게 됐다.

왜 그렇게 번호를 나눠쓰는가 누군가 묻는다면, 프라이버시 때문이다라고 대답하겠다.

이에 대한 고민은 보통 사람보다는 꽤 깊게 그리고 오랬동안 생각했고 이 분야에 대한 공부도 해왔다. 시도때도 없는 스팸, 강화된 보안으로 인한 휴대폰 인증 그리고 노출하고 싶지 않은 경우 등.. (이벤트 응모, 보험료 산출 등)도 한 몫 했다.


넘버플러스의 한계는 명확했다.

전화를 걸때 "prefix(접두사) + 연락번호"로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

통화목록에 플러스 번호로 온 목록 표시가 안되는 점(별도 전용 앱을 써야 함)

번호 인증 불가로 카톡 등 본인 확인 안됨

그리고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두개의 앱이 구분이 할 수 없다는 점

결국 2개의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게 해법이였다.

그래서 알뜰폰으로 2년 넘게 갈증을 달래오고 있었다.


하나의 휴대폰에 두개의 번호를 쓰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아니다. 플랫폼을 봐도 기술적인 플랫폼과 서비스적인 플랫폼 둘 다 어렵지 않다.

특히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이미 그 프로토콜 스택에 명시되어 있다.

'발신번호'처럼 하나의 기술 스펙이며 이미 대부분의 시스템에서 구현되어 있다.

하지만 MNO(이통사)들은 그 기능은 disable 해놓고 운용할 뿐이다.

단말기 제조에 있어서도 좀 까다롭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아니였다.


듀얼 유심 단말기는 주로 땅이 넓은 국가에서 유통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도 단말기도 간간히 출시된지 오래다. 그러나 진정한 듀얼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3G+2G 형태의 듀얼 기능이라서 국내에서는 사용하는데 제약이 많았고 유심1을 쓸때 유심2는 사용불가인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또한 하나의 단말기에서 카톡을 두개 설치할 수 없다.

가장 근접한 서비스를 SKT에서 작년에 선보였었는데 'T페르소나'이다. 단말기 하나에 모바일 가상화를 구현해서 듀얼번호서비스를 구현한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단말기는 LG-F350ST 1개 모델만 써야 하고 해당 서비스요금에 넘버플러스 요금까지 더하면 금액이 부담스러웠다.


결국, 원하는 서비스와 필요한 서비스가 없었다.

두개의 전화번호를 동시에 쓰려면 '듀얼스탠바이'가 되는 기기(device)가 필요했고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카톡을 두개 쓰려면 '듀얼앱' 기능이 필요했다.


그게 바로 샤오미 '미5'다


- 듀얼스탠바이 지원 : 4G + 3G or 3G + 3G 동시 사용 // 듀얼 usim 포함

- 듀얼앱 지원 : 하나의 앱을 두개로 이용(main + sub)


필요한 모든 기능이 하나의 단말기에 구현됐다.

가격도 착하다. 277$.

관세와 부가세를 포함하면 가격이 높아지지만 쿠폰으로 31.5만원에 구입했다.

이정도면 대륙의 실수가 아니지 않을까.


성능은 갤럭시7급이다.

게다가 지긋지긋한 통신사 앱도 없고

Mi 관련 앱도 자유롭게 삭제가 가능하다.

루팅을 해야만 설정이 가능한 기능들도 순정 상태에서 가능하다.

USB-C 타입 충전으로 고속충전이 된다.

사후 AS만 아니면 별 5개, 100점을 줘도 모자랄 것 같다.


구입 후에

usim1 : 3G (데이터 무제한)           // 통화 + 데이터 무제한

usim2 : 3G (알뜰폰 제로 요금제)    // 통화(착신 위주)

두개의 통신사 유심을 끼고 사용하는데 잘 된다.(유심은 나노유심)


그래도 살짝 아쉬운 점은

   usim1 통화 중일때 usim2로 전화오면 단말기에서 무반응

   게임을 듀얼앱으로 사용해봤는데, 가끔 랙이 걸린다. 카톡은 잘 된다.

   듀얼앱 실행(게임) 중에 아이템 결재 실패(구글로 연결 안됨)..

   아마도 듀얼앱에서는 유심 정보나 구글 계정과 연결이 안되는 듯 보인다.

   홈버튼으로 전화수신 기능 없고 지역번호 자동삽입 기능 없다.

   폰 재시작시 국가 설정이 중국으로 리셋된다.

   케이스가 3~4 종류로 선택의 폭이 좁다.

   국내 AS는 어찌해야하나 하는 걱정이 있다.

하지만 기본 성능에 충실하고 듀얼스탠바이 기능이 단점을 안보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