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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 사과
    Books & 2009. 10. 13. 22:53

    몇달전 집근처 서점에서 조금 읽어보구서 구입리스트에 메모해두었다가 주문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과를 재배하는 한 농부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이다. 책을 읽어보니 사과는 농약을 가장 많이 치는 작물중에 하나라서 절대로 농약이 없이는 수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충해가 많고 관리가 힘들다고 한다.
    문제는 이 농부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서, 그뿐만아니라 퇴비나 거름을 전혀 쓰지않고 사과를 재배하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무모하리만치 무식한 도전인 것이다. 물론 이같은 결심에는 계기가 있는데, 그의 아내는 농약을 살포하고 나면 몸저 눕는다는 것이다. 그후로 시작된 실험은 가사를 탕진하고 친구들과 친척들로부터 멸시받기에 이른다. 그동안 농약을 쓰지 않기 위해서 나무의 변화, 벌레들의 생육까지 관찰과 관찰을 거듭하고 동네 마을회관에서 농법과 관련된 서적을 닥치는데로 읽었는데도 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가지에 미치면 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던가.. 그는 그렇다고 했다. 9년이 되는해 이던가.. 뒷산에서 목을매 죽을 생각으로 저녁에 올라갔다가 환한 달빛에 비친 나무 한그루가 사과나무처럼 보였고 문득 나무가 병충해도 없이 건강한 것을 보았다. 무엇인가에 홀린듯한 기분으로 땅을 파보았는데, 나무 뿌리도 깊게 뻣어있고 갖가지 벌레들과 흙속의 미생물이 조화롭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고서 깨달음을 얻는다. 뒷산에는 사람이 가꾸지 않아도 많은 동식물이 잘 서식한다는 것을 말이다.
    거기에는 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농부는 그동안 나무나 병해충만 생각했지 정작 기본이되는 흙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그 근본적인 차이인 흙을 비로서 개선하기 시작한다. 토질을 바꾸는 것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 후로도 몇년을 더 고생한다. 하지만 열매하나 맺지 않았던 사과나무에서 잎이 달리고 열매가 하나씩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흙이 사과나무가 잘 자라게 끔 하면 되는 것이였다. 참 단순하지만 그걸 알기까지 무수한 시간을 역경과 맞서왔던 주인공이다. 토질을 바꾸는데 있어서 비료나 퇴비따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단다. 오히려 너무 과한 영양이 공급되어 사과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려고 하지도 않고 자연히 겉은 번지르 하지만 맥아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병충해에도 날로 약해지게 되는 것이고. 이렇게 재배된 사과맛은 대 히트를 친다. 모양은 볼품없고 크기도 일정하지 않아서 상품성이 없어 보이지만, 그 맛을 본 사람은 결코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훌륭한 점은 이런 재배법을 무료로 알리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대신 가격은 올리지 말아야 하며, 그렇게 보급될 수록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본다는 취지에서 이다. 그 정신에 감탄하고 박수를 보낸다.

    사람도 똑같지 않은가.. 어려움을 모르고 큰 사람은 어떠한가.. 작은 절망에도 쉽게 포기하며, 일어서지 못한다. 현실이 그러하지 않은가.. Y세대를 넘어서 N세대.. 풍족하게 자라고 하고 싶은거 다하고 외국까지 자유롭게 갔다오는 세대.. 이런 세대의 많은 사람들의 나약함. 겉으로는 몸짱이다 해도 내가 보기에는 속빈 강정이다. 더구나 그 정신은 나약하기 그지 없다. 물론 어느 시대나 기성세대가 보는 시각은 대개 비판적이겠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절대다수가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꽤 많다.

    풀한포기, 굴러다니는 돌하나에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50%가 넘는 대딩들이 대기업에 지원하는거나.. 1등만 세상에 의미있다고 보는 것에 휘말리는 것 자체가 에러다. 1등은 2등과 3등.. 꼴지까지 있기에 빛나는 것이며, 배움의 깊이나 능력의 뛰어남은 인정할 지언정 그들이 세상의 지배계층처럼 행세하는건 자본주의의 해결하지 못한 폐단이다.

    현재의 정치, 경제, 사회는 또 어떠한가.. 글로벌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실직자가 넘쳐나고 민심은 집권당을 떠나며, 한나라의 통치자 조차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니 말이다. 회사가 어려우면 다 같이 살길을 모색하며 허리띠를 졸라맬 생각은 안하고 그냥 사람부터 해고한다. 나이먹고 연봉이 좀 높은게 그렇게 불만인가? 임금피크제 같은 공생의 길은 찾지도 않고 말이다. 이렇게 나이먹고 홀대받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딱 두나라다. 정치는 어떤가.. 기본적으로 정치는 싸워야 정상이다. 그래야 서로 견제하며, 좋은 정책으로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헌데 우리 현실은? 이건 뭐 다른 법안처리나 제도개선은 뒷전이고, 지들 싸움에 목숨걸며 나라는 뒷전이다. 이런 식충들.. 대통령은 어떨까? 모름지기 한나라의 지도자면 그만한 인품과 인물이여야 하는데.. 이건뭐 인재를 등용하는 것도 아니고 정책은 남들도 안하는걸 세수 쏟아부으며 하고 있고.. 이나라에 그렇게 인물이 없나.. 개탄스럽다.

    충직한 신하도 찾아보기 힘들고, 용맹하며 덕이 있는 지도자도 없으니.. 근본에 충실한 인물이 절실한 때이다.

    기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느리지만 결코 느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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