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용어가 난무하는 현 시대에서 휴대폰에 관한 용어도 참 많은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휴대폰이라고 불렀다가 카메라를 내장하면서 화소경쟁을 하기 시작했고 당시 디카와 맞먹는 렌즈를 탑재해서 디카폰이라고 명명되더니 Mp3 player 기능을 내장하면서 또 mp3 폰이라고 했다가 불과 이삼년전에는 DMB폰이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아예 스마트폰이라고 불린다. 그러면서 통화기능 위주의 폰은 피쳐폰이란다. 영어 단어 feature의 뜻을 알고 있으니 의미가 무엇인지는 쉽게 추측이 가능했다.
휴대폰을 제조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팔고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비단 휴대폰 뿐만아니라 IT산업부터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컨버전스가 하나의 트랜드가 되었고 이것은 관련 기술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더 편리하고 더 성능이 좋은 제품이 나와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산업이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어찌보면 당연한 명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그런 제품을 소비하는 우리들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신제품이 너무나 많이 쏟아지고 있으며, 제품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내구성에 영향이 많고 정작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 기능도 하나의 제품에 다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로인해서 가격또한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제품의 원가에는 다양한 비용이 반영되는데, 모든 제품이 다 성공할 수 없으므로 제품 외적인 기업의 리스크관리 비용도 포함되었으리라는 추측을 해본다. 급속도로 복잡해지는 주변환경은 비단 산업 뿐만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음을 피부로 여실히 느낀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과거에 비해서 소비자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과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지 않을까?
아이폰 하드웨어 불량 불만 기사
http://www.fnnews.com/view_news/2010/11/05/0922136996.html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71089
잠시 AS정책에 대해서 언급하자. 땅덩어리가 큰 미국과 같은 나라들과 기술이 부족한 나라들에서는 제품의 AS정책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한국은 지역이 좁고 기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다. 따라서 제품 하자 시에는 소비자가 직접 AS센터를 방문하면 전문 기술자가 수리해준다. 반면에 미국은 리퍼 정책이 발달해 있다. 나라의 특성상 마트나 상점을 가려면 자동차를 타고 나가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전자제품에 대한 기술이 한국에 비해 떨어진다. 그리고 인건비가 높다. 이 말은 AS의 단가가 높다는 얘기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신제품이나 기존의 하자품을 수리한 리퍼로 바로 교환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규정을 애플에서는 전세계에 동일하게 적용하고자 했을 뿐이다. 물론 한국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측면도 있지만 AS정책에 대해서 알리지 않은 게 아닌가 한다. 따라서 AS정책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이런 문화적 배경을 논하지 않는 언론도 문제다. 시간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 리퍼제품으로 맞교환 하는 게 어찌보면 소비자나 판매자 모두에게 이득이다. 그러나 리퍼제품의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런 AS정책을 갖는 대형마트가 있으니, 바로 코스트코이다. 이 회사도 제품보증 기간안에 있으면 거의 무조건 맞교환으로 알고 있다. 특히 고장 빈도가 많은 유아용품 같은 제품은 소비자가 오히려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언젠가 마케팅 이론에 관한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핵심은 이러하다.
과거에는 소비자의 needs(필요)를 읽어서 제품을 생산하고 feedback을 거쳐서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사이클을 갖고 있었다면, 현재는 wants(욕구)를 자극해서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이것을 구입함으로써 정신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고 좀더 나아가서 그 제품이 명품이라면 우월의식을 느끼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라면 이같은 마케팅은 일정부분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2011/06/29 - [분류 전체보기] - Being fashionable means spending money
이제 아이폰을 보자. 현재의 판매량을 보면 이 폰은 대다수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이다. 가격이 100만원 가까이에 이르는 고가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재화를 소비하는데 있어서 누구도 간섭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시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기본적인 전화와 문자 같은 통신용도 이외의 기능을 과연 몇 개나 사용할까? 물론 구입 후 여러가지 어플을 설치한다. 전화 이외의 어플을 생각해본다면, 고스돕/ 메신져/ 그림 뷰어/ 구글 지도/ 인터넷 등이 있을 것이다. 이 것들을 반드시 걸어다니면서 버스안에서 지하철 등에서 써야 할까? 이 같은 어플을 한마디로 부가기능으로 묶어서 생각한다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 잠깐. 주요기능과 부가기능을 생각해보자. 주요기능은 통신이다. 기타 디자인 등도 구매시 고려사항이 될 수 있겠다. 물론 애플의 디자인은 심플하고 직관적이다. 이점은 나도 인정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절제있는 표현에서도 부족함이 없으며 사용자에게 친근한 인터페이스와 부드러운 터치감 등. 이것들은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다시말해서 통신기능은 대부분의 전화기에서 무리없이 구현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사용자 친화적인 요소들은 굉장한 메리트가 있다. 그리고 애플적인 요소를 한번 맛보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요소가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애플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변 액세서리부터 심지어 집안 오디오, 이어폰 등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쯤되면 편리성이라기보다 제품의 아이덴티티 또는 애플 문화(?)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본다. 애플로 모든걸 다 하려는 시도나 새로운 제품이 있으면 그걸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 등.
부가기능은 있으면 시간때우기나 가끔 요긴하게 쓰는 용도로 적합할 것이다. 구글지도 같은 것은 가끔 유용하게도 쓰여질 것이다. 직장인에게는 이메일 기능이 유용할 것이다. 하지만 지도는 약속장소에 나가기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은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이메일 회신은 나중에 사무실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의 통신기능 이외에 인터넷이나 게임 등의 용도로 쓰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출퇴근 시간에 30분 정도, 짬짬이 화장실에서나 혹은 점심 저녁후에 자투리 시간 30분 정도, 기타 등등.. 또 DMB 시청도 할 것이고.. 이런 시간을 위해서 그런 금액을 지출하는 것이 좋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다수의 현대인들이 점점 얼리아답터가 되가고 있다고 느끼는건 나 혼자 뿐이 아닐꺼다.
속칭 애플빠들의 글들을 읽어보면 칭송하고 자기합리화 하기에 바쁘다.
객관적 글들은 못봤다. 너무 애플 찬양 글들만 보이거나, 애플 깍아내리거나.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부가서비스는 모바일뱅킹과 교통카드 기능이다. 이 기능을 탑재한 과거의 2G폰도 몇 종류 없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는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걸 위해서 고액을 투자할 가치는 없다고 본다. 현재의 전화기에 문제도 없을 뿐더러 통화도 잘 되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너무 경쟁적으로 휴대폰을 출시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필요없는 수요를 조장해서 현재의 과도기적인 제품을 팔고 다음 단계의 제품을 위한 현금확보라고까지도 격하하고 싶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결국은 돈있고 좋고 사고 싶으면 사는거다. 3초백(길가다 3초마다 보이는 가방)
이꼴나지 않을까. 명품? 노~ 아니다. 고가품. 사치품.
정말로 아이폰 사용자들은 그게 필요해서 산 사람이 몇 퍼센트일까?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 그에 반해서 그만한 금액을 지불할 가치가 있을까? 특히 공공장소에서 DMB를 이어폰 없이 시청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자기 집 안방에 있다고 착각하는 것도 너무 도가 지나치다.
좀더 본질적인 것들을 생각하면 끝도 없을거 같다. 어째튼 그 조그만 기기에 애정을 쏟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밖에..
적어도, 나에게는 아이폰이나 갤럭시s는 허울좋은 껍질만 씌운 전화기에 불과하다.
내가 원하는 기능이 없다. 그리고 가격이 비싸다. 현질적이지 않게. 또한 데이타 요금도 너무 비싸다. 어차피 wifi망이 확대되고 시간이 지나면 시행착오를 겪은 쓸만한 제품이 나올테니..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좋은 방법이 없다. 물론 현재의 폰으로도 충분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