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장식할 공연으로 선택! 한달 전에 예매를 시도했지만 겨우 A석 한장 구하는데 그쳤다.
참으로 오랜만의 내한공연이다. 그때마다 매번 공연장을 찾았었고 올해도 어김없이 그랬다. 물론 이외에도 너무나 가고 싶은 공연들이 많이 있으나.. 티켓가격이 발목을 잡는다. 초대권을 주는 프로그램을 찾아서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다.
이날 한나양의 드레스는 선명한 다홍색 이브닝 드레스, 헤어는 단발의 길이로 등장했는데 어느덧 '양'을 붙일 수 없는 매력적인 여인으로 성장해 있었다. 물론 그에 걸맞게 나도 늙었다는 사실이 슬프지만서도.. 좌석이 좋지는 않아서 최상의 음색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현장감을 느끼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무대의 조명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자니 너무 눈이 아파서 대부분의 연주는 눈을 감고 느꼈다.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피아니스트의 약간은 오버스러운 몸짓이 음악에 집중하는데 오히려 살짜쿵 방해(?)가 되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ㅋ
첼로라는 악기가 주는 음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데, '사람에 가장 가까운 소리'라는 얘기를 언젠가 들어서일까? 참 깊다. 어떤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무렵 한나의 연주를 들었다는 것은 정확하다.
"음악으로 만개하는 한송이 꽃" 이라고 한 그의 스승 마이스키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http://art.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1/19/2009111900231.html
낭만파 시대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꼽히는 브람스 첼로소나타 1번과 2번이란다. 클래식에 조회가 깊은게 아니라서 그저 고교시절 들은 희미한 기억을 가지고서 가을의 끝자락에 있는 그 시간을 느끼고자 했을 뿐이다. 메인 연주곡에 대한 해설은 나중에 찾아 볼 시간을 갖고서 추가로 더해야 할 듯 싶다. 연주를 듣는 그 시점에서의 느낌은 중후하고 부드러운 아름다운 선율이였다. 그녀의 스승으로부터 처음 지도받은 곡이라는데.. 지금의 느낌은 뭐랄까.. 자신의 느낌을 잘 더하면서도 작곡자의 느낌에도 충실한 연주였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열렬한 커튼콜로 프로그램이외에 5곡의 추가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모두 귀에 익숙한 곡이여서 더욱 특별했다.
그 첫곡으로 포레의 꿈을 꾼 후에가 연주되는 순간 안구에 습기차며 눈앞에 일렁이는 물결이.. 이 곡은 슬픔을 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동안의 심경과 교차하면서 순간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느라 애먹었다. 역시 한나의 2001년도 음반으로 접했고 내 엠피에서 절대 지워지지 않는 곡이기도 하다. 두번째로는 왕벌의 비행. 첼로라는 악기도 바이올린 못지 않은 기교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곡. 조금 긴 곡인데 약간 짧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세번째는 아베마리아.. 한나의 스승인 미샤 마이스키 역시 내한하여 연주하는 걸 알고 그에게 헌정한다면서 들려주었다. 끝나고 로비에서 몇명과 이야기 하는 걸 보았다는..아닌가(?) 다음으로는 유명한 생상의 백조. 그리고 재클린의 눈물을 마지막으로 공연이 끝났다. 명연주자 답게 앙콜곡에서도 연주는 흐트러짐이 없어 보였다.
이번 공연매너도 아쉬움이 남았다. 악장과 악장사이의 휴지부에는 대놓고 헛기침들을 하는가 하면, 연주 중간에도 잡음이 종종들려서 제법 방해가 되셨다. 하지만 정작 인터미션때는 기침소리 듣기도 힘들었다. 기침이 나오면 미안해서라도 수건으로 가리고 최대한 방해가 안되게 하던지.. 아직은 공연 에티켓이 저변에 깔렸다는 인식은 안들었다. 특히나 요즘은 신종플루 때문에 예민한 상태들인데.. 아주 대놓고.. 휴.. 애석하게도 이것때문에 예정에 있었던 싸인회도 취소되었단다. 이점은 참 아쉬웠다. 소장하고 있는 씨디에 싸인 받는게 좋아서 이번에도 앨범을 구매해서 들고 갔는데..
관람에 걸맞는 문화인의 자세는 필요하다. 관련있는 조선일보 기사를 링크..
우리가 만들어야 할 '국격(國格)'
참, 이건 기억해놔야 겠다. 주차비..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했다!
Program
첼로: 장한나 Cello: Hana Chang
피아노: 피닌 콜린스 Pianist: Finghin Collins
오프닝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b장조, 작품 70번
Schumann, Adagio and Allegro for Piano and Horn Ab Major, Op. 70
메인연주
브람스,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 제1번 E단조, 작품 38번
Johannes Brahms, Sonata for Cello and Piano No. 1 in E Minor, Op. 38
Allegro no troppo / Allegretto quasi menuetto / Allegro
인터미션(Intermission)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 제2번 F장조, 작품 38번
Johannes Brahms, Sonata for Cello and Piano No. 2 in F Major, Op. 90
Allegro vivace / Adagio affettuoso / Allegro passionato / Allegro molto
앙콜
포레, 꿈을 꾼 후에
림스키코르사코프, 왕벌의 비행
슈베르트, 아베마리아
생상, 백조
오펜바하, 재클린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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