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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something

SBS스페셜]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 프로그램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었다. 여튼 어찌하다보니 이것도 중간부터 쭈욱 보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아래의 NASA report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간의 역사에서 현대와 같은 삶의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 인류사 5만년이라는 시간은 800명분의 수명을 합친것과 같다. 이 800명 중에서 650명은 동굴 같은 곳에서 살았고, 남은 70명만이 타인과 효율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가졌으며, 단지 4명만이 시간을 정확히 잴 수 있었고, 마지막 2명 만이 전기모터를 사용했었다. 우리의 물질문명을 이루는 절대 다수의 물건들이 800번째 사람이 태어난 뒤에 개발되었다. 


NASA report: assessing technology transfer

Eight hundred lifespans can bridge more than 50,000 years.
But of those 800 people, 650 would have spent their lives in caves or worse; only last 70 had an truly effective means of communicating with one another; only the last 6 ever saw a printed word or had any real means of measuring heat and cold; only the last 4 could measure time with any precision; only the last 2 used an electric motor;
and the vast majority of the items that make up our material world were developed within the lifespan of the 800th person.

 

이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 사람이 물리학자 마크 뷰캐넌이다.(네이쳐와 사이언스 잡지 편집장 역임)
철학자나 윤리학자도 아니고 물리학자이다. 이것이 이 프로그램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윤곽을 추측할 수 있다. 즉, 복잡한 세상 현상이 물리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간단한 그래프로 표현된다는 것.

이사람의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과거와 현재가 다르다는 다수의 생각은 틀렸고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전쟁과 같은 비이성적인 현상도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복잡해 보이고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공항 같은 곳은 규칙에 의해서 완전하게 통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묘한 오차가 있다는 것이다. 즉, 세상은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를 복잡계 과학이라고 칭한다. 대략 20~30년 전부터 관련 학문이 연구되기 시작되었다. 흑과 백처럼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니라 '경계' 사이에 무지개 스펙트럼 같은 중간적인 복잡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복잡계는 대형사고, 전쟁, 대지진 같은 이 영역에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패턴이 수학 함수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임계숫자(critical number)라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뷰캐넌은 설명한다. 일련의 전쟁, 주식폭락, 대형사고는 이 숫자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본다면, 미세한 변동은 자주, 매시간 혹은 매일 발생하며 대형 폭락사태는 몇년에 한 번씩 발생한다.

 

"즉, 어떤 사건의 규모가 작으면 그것이 발생할 확률이 몇배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배수의 숫자가 임계수치이다." 


또다른 예는 전쟁이다. 전쟁의 발생빈도를 사망자수가 2배로 늘어날때 마다 전쟁의 수가 일정한 규모로 줄어들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사건들이 일정한 수학적인 패턴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모래알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1987년)

                                       // 물리학자 페르 박, 챠오탕, 커트 위젠필드 (뉴욕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

위에서 얘기한 작은 사건들과 큰 사건들의 연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 사건을 모래알이라고 가정하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해본 내용이 있다. 

 

 

모래알을 며칠동안 계속 떨어뜨려서 모래산이 쌓이고 마지막 모래알이 떨어지면 어떤일이 일어날까 하는 것에 대한 시뮬레이션이였다. 어느 시점에서 쌓이던 모래가 붕괴되면서 모래사태가 일어나는 지에 대한 임계치 실험이였다.
실험조건은 간단했다. 모래알은 인위적인 곳에 계속 떨어지고 높이가 4이상이면 옆으로 굴러떨어진다. 이런 조건으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수백만번 반복해도 위의 그래프와 같이 나왔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멱함수라 칭했다.

 

 

뷰캐넌과 페르 박에서 나온 그래프가 중요한 이유는, 적은 빈도의 사건으로 큰 사건을 예측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규모7의 지진이 하나 있으면/ 그지역에 규모6은 열번/ 규모5는 백번 나타나는 수학적 규칙이 있다. 즉, 작은 지진이 없으면 큰 지진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바탕으로 대지진과 같은 현상을 예측해서 대재앙에 대비하는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어떤 현상 혹은 잠재적인 사건들은 임계치에 도달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대지진이 발생한 원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임계치 상태로 도달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한 관점을 뒤집는 일이다. 위 모래알 실험은 세상과 사회의 원리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시사한다.


이제 우리 현실에 이것을 투영해보는 시도가 있게 되겠다. 이것의 시발점은 뷰캐넌이 네이쳐 편집장 시절에 접한 논문이다.


제목: '작은세계'네트워크의 집합적 역학 / 물리학자 던컨 와츠, 스티브 스트로가츠
Collective dynamics of 'small-world' networks / Duncan J.Watts & Steven H. Strogatz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질서한 네트워크처럼 보이지만 그속에서도 패턴이 발견되더란 얘기이다. 이 논문에서는 먼 전달자 개념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흔히, 사람 몇명만 건너면 오바마 대통령도 아는 사이이다라는 것이다. 몇 개의 연결선만 연결하면 좁아진다는 small-world 이다. 완전히 고립된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 다음으로 물리학자 알버트 바라바시(North Estern대학)는 '허브'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Why would a physicist care about human behavior? (인간의 행동을 물리학으로 풀어냄)


허브를 거쳐가면 어디나 쉽게 갈 수 있다. 허브는 공항으로 이해하면 쉽다. 비행기의 이착륙이 많은 공항, 즉 큰 허브도 있고 작은 허브도 있다. 여기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있다. 휴먼네트워크에서도 인기있는 유명인에게 몰리는 이유와도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주변에 친구가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를 바라지 적은 사람과 연결하려고 하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이 세상이 좁은 이유가 허브와 네트워크로 설명된 것이다. 이 연구에서 장하웅 교수(카이스트)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인터뷰: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연히 네트워크는 그 안에 숨어 있는 건 확실하다고 하는 게 제가 최근에 생각하는 거거든요. 세상에 네트워크 아닌게 없다고 하는 게 거의 맞으니까요. 어떤 현상이 일어나도 이것의 점이 뭐고 선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거지 네트워크일까 아닐까라고 하는 건 이젠 더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바라시 교수는 이렇게 PT 발표한다.

빅데이터를 축적된 데이타를 통해서 인간의 행동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죠. 패턴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도 이해되고 기술되고 예측될 수 있다. 3개월 간의 지난 데이타만 있으면 사람들의 미래위치를 예측할 수 있다.

 

 

위 그림에 보다시피 인간은 높은 확률로 예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럼 다음 질문이 이렇게 이어진다. 우리는 자유의지가 있는데 왜 높은 확률로 예측이 가능한 것일까? 이것에 대한 뷰캐넌의 대답은 이렇다.
어떻게 법칙과 패턴들이 자연에만 적용되고 인간에게는 적용이 안되는가.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이므로 적용되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면서 이것에 대한 부연설명을 도시로 설명한다.

 어떤 도시는 번영하고 어떤 도시는 작게 유지되는가? 미국에서 애틀란타 같은 인구 400만 도시가 하나 있다면 이 절반인 200만 도시는 4개 있었다. 전 세계 2700개의 대도시와 스위스의 1300개의 자치단체가 분석되었는데 그 결과는 모두 같았다. 

 

이제 남은 것은 대응이다. How to tell the future .

패턴을 발견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생각하는 것. 이것은 남은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관점의 변화. 즉, 패러다임 쉬프트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별주의나 원자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위에서 알아본 네트워크와 허브, 스몰네트워크 등으로의 이동이 그것이다.